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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안전, 품질개선

감전사고, 전신주 밑 지나다 날벼락

전신주 밑 지나다 날벼락

[SBS 2004-04-10 18:49:14]





<8뉴스> <앵커>
골목길을 지나던 여성이 전신주에서 떨어진 퓨즈 뭉치에 얼굴을 맞아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해 안되는 안전사고, 정말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조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일, 회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34살 고모씨는 집앞 골목길에서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16미터 높이 전신주에서 쇳조각이 떨어진 것이 고씨의 얼굴에 그대로 박혔습니다. [김재옥/목격자 : 잠깐 사이에 저기서 펑 터져가지고, 아가씨가 코를 붙잡고 ´아줌마´ 그래요.]
고씨는 전신주에서 4미터 정도 떨어진 이 곳에 서 있다 변을 당했습니다.
전신주 변압기 폭발을 막기 위해, 과전류가 흘렀을 때 저절로 끊어지는 것이 퓨즈입니다. 그런데 이 퓨즈와 연결된 철사까지 모두 끊어지면서 퓨즈뭉치가 고씨의 코로 떨어진 것입니다.
[고 모씨/피해자 : 이렇게 안전대책 전혀 없이 했다는게 화가 나죠. 길가다 날벼락 맞은 건데, 앞으로 저는 이 사고로 인해서 전봇대 근처에도 못갈 것 같아요. 겁이 나서.]
고씨는 두 번의 수술을 통해 코에 박힌 철사 덩어리는 빼냈지만, 앞으로 1년이 넘게 피부 이식과 코뼈 재건, 흉터 제거 등 너덧차례의 수술을 더 받아야 합니다. [고씨/피해자 : 결혼도 해야 하는 나이고, 직장도 계속 다녀야 되는 나이인데, 이 사고로 인해서 지금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답답해요.]
한전측은 사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전 관계자 : 이런 부분이 자주 발생하면 통계도 있고 원인 분석도 정확히 나오는데, 이것에 대한 원인은 규명 중이에요 지금.]
사고가 난 지 일주일이 넘어서야 본사에 원인 규명을 의뢰했기 때문입니다. [한전 관계자 : 처음에 이걸 거짓말이라 그랬죠 사실은. 솔직히 말해서 인체에 들어간 게 딴 건줄 알았어요. 공사장에서 뭐가 떨어져서.]
한전은 애초 치료비만 물어주기로 했다가 취재진이 취재에 나서자 부랴부랴 손실 급여와 위자료 등도 보상하기로 했습니다. 전신주 변압기는 전국에 160만대가 넘습니다. 오늘도 시민들은 그 밑을 위태롭게 다니고 있는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