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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der's Club 17 (주)한국서지연구소 김선호 사장 “낙뢰·서지 피해 이젠 예방 가능하다”

 

 

출처:http://www.ep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755

 

Leader's Club 17 (주)한국서지연구소 김선호 사장
“낙뢰·서지 피해 이젠 예방 가능하다”

세계 최고 성능 갖춘 ‘서지보호기’ 출시
美 수출 성사 등 국내외 시장 ‘바람몰이’
2009년 07월 17일 (금) 17:11:52 변우식 기자 power@epnews.co.kr

   
▲ 변우식 기자 power@서지보호기에 대한 테스트를 하고 있는 한국서지연구소 김선호 사장. 무엇보다 연구실 한쪽을 가득 메운 측정기들이 눈길을 끈다.
세상에 존재하는 현상 중 인간이 넘어서지 못하는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존재가 바로 자연 현상이다. 흔히 벼락이라 부르는 낙뢰도 그 중 한가지다. 낙뢰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각종 전기·전자제품 플러그를 빼놓거나, 외부에 있다면 안전 곳으로 피신한다. 솔직히 그게 전부다.
그런데 사람이야 대피하면 그만이지만, 이미 설치돼 있는 각종 장비들은 어떻게 할까. 낙뢰에 맞아 장비들은 파손되고, 그 여파로 인해 통신·전기 등 생활에 있어 필수적인 수단들이 먹통이 되기 일쑤다. 서지보호기를 설치해 방지하고 있지만 낙뢰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왜 피해가 계속될까?’
한국서지연구소 김선호 사장이 품은 이 단순한 의문 하나가 지금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어 화제다. 낙뢰 피해에 있어 속수무책이던 세상에 그 돌파구를 열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하루아침에 그 의문을 풀어낸 것이 아니란 점이다. 그 해답을 얻는데 수년간의 눈물나는 노력들이 뒷받침됐다. 리더스클럽 열일곱번째 시간으로 국내외 서지보호기 시장에서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김선호 사장을 만나봤다.

“햇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지하실. 몇 일째 밤을 세웠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연구만 해 온지 벌써 3년. 하루는 잠깐 올라와 기지개를 켜는데 1층에서 여고생들에게 떡뽁이를 팔고 있는 아내가 눈에 들어왔다. 아내는 벌써 몇 년째 분식집을 하며 우리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거들려 했더니 아내가 화를 내며 이렇게 말을 했다. 지금 이럴 시간이 어디있냐고, 연구에만 매진하라고….”

한국서지연구소 김선호 사장은 구미전자공고 국립 1회 졸업생으로 당시 기능올림픽에 출전할 소위 ‘선수’들만 모인 기능훈련생 출신이다. 이미 고교생 시절에 전기·전자회로 설계를 마스터할 정도로 이 부분에서는 특출한 능력을 갖춘 그는 1980년 한국통신(현 KT)에 입사한 후 24년간 근무하면서 오리지널 ‘전자통’으로 올라서게 된다.

그런데 입사 당시부터 김 사장은 낙뢰 피해로 인한 불편을 보면서 지냈다. 그 당시 장거리 전송을 담당했던 나선반송장치가 낙뢰만 한 번 맞으면 망가져, 모든 통신이 마비 돼 이를 복구하는데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한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그 피해가 줄지 않고 더 늘어났는데, 여기에 김 사장은 낙뢰 피해 방지에 대한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특히 1999년~2000년 당시 초고속인터넷망이 전국에 걸쳐 설치되면서, 각종 제어·감시·감지 장치들이 곳곳에 설치돼 인터넷으로 관리돼기 시작했는데, 이 때부터 낙뢰 피해 규모가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커졌다고 한다.

“지금 지구온난화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낙뢰의 수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실질적으로 낙뢰 피해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낙뢰에 노출된 장치들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장치들이 과거에는 일반인들하고는 관계가 없었지만, 지금은 모든 네트워크가 연결된 상태에서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로 이어지게 돼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아진 것이고요.”

즉 기술의 발달로 인해 낙뢰 피해도 그만큼 커졌고, 관심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를 방지하는 제품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그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는 것.

김 사장이 낙뢰 보호에 대한 연구는 사비를 털어 1997년 지하실에 ‘낙뢰서지연구소’라는 개인 연구실을 마련, 서지보호기(SPD) 개발에 나서면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특허 3건 등록, 신제품 10여건 개발이라는 성과를 거둔 그는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2000년 약 10억원을 들여 측정기를 구입했다. 당시로서는 거액의 측정기였는데, 지금 웬만한 기업 연구소에서도 갖추지 못한 장비를 개인적으로 구입한 것이다.

2005년 KT 퇴사 후 한국서지연구소를 일반사업자로 전환 한 그는 법인으로 전환한 2007년까지 3년간 그야말로 제품 및 기술 완성을 위한 연구개발에만 메달렸다. 김 사장의 연구개발의 초점은 바로 소자. 기존 소자를 갖고는 낙뢰후 잔류전압을 더 이상 낮출 수 없다고 판단, 이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소자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GCA(Gate Control Arrestor)를 채택한 세계 최초의 서지보호기다.

“기존 서지보호기는 MOV(Metal Oxide Varistor)를 핵심부품으로 해 조립한 제품인데, 이는 서지전류가 클 경우 잔류전압이 커지는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KSC IEC 62643 24페이지에도 기존 부품소자의 경우 서지보호기는 견대내도, 기기는 보호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반면 김 사장이 개발한 서지보호기는 과거 사용됐던 3극 진공관과 가스방전관(Arrestor)의 장점이 융합된 GCA 부품을 사용, 잔류전압이 기존 제품 대비 10~100배 낮은 특성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잔류전압이 높다면 바로 인체 및 장치에 해를 끼치게 되지만 그 기술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는 김 사장은 직접 서지(6kV/0.5kA)를 입력, 잔류전압을 측정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전류가 흐르는 회로를 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부분이 가능했던 것은 고가의 측정기를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즉 필요하면 즉시 테스트해보고, 바로바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어 신기술 개발이 가능했다는 것.

“사실 초기에는 10배, 100배 우수하다고 하면 대부분 사기치지 말라며 믿지를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직접 와서 타사 제품과 비교를 해 보면 바로 수긍을 하고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합니다.”

무엇보다 2008년 NET 신기술 인증을 받으면서 품질을 공식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여기에 같은 해 57개 신제품을 개발 완료하고 중기청으로부터 성능인증을 다 받고, 올 해 모든 제품에 대해 조달청 우수조달제품으로 지정받은 부분은 김 사장이 얼마나 철저한 준비를 해 왔고, 또 해당 제품이 얼마나 우수한지를 한 눈에 보여주는 부분이라 아니할 수 없다. 당연히 매출은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1분기에 전년도 매출액을 돌파했습니다. 상반기 매출액만 전년 전체 매출의 500%에 이를 정도로 시장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CCTV용 서지보호기 시장에서는 매출 증가 추세가 급격할 정도입니다.”

김 사장은 CCTV용 서지보호기 총판업체의 경우 과거 일본업체 제품을 쓰던 때에 비해 자사 제품을 사용한 후 A/S 비율이 99% 줄었다며 이제는 자사 제품이 아니면 쳐다도 안 볼 정도라고 한다.
특히 이러한 제품의 우수성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최근 미국 SPGS사와 5년간 1250만달러 규모의 서지보호기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여기에 미 해군 함정에 적용될 서지보호기를 미국 업체에 OEM으로 납품할 계획입니다.”

이 부분에서 김 사장은 미국 시장의 경우 진출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로 UL 기준이 오는 9월 27일부터 2nd 에디션에서 3th 에디션으로 바뀌기 때문. 3th 에디션의 경우 서지보호기 명칭이 모두 SPD로 통일되고, 보호기 성능에 대해서도 UL이 평가한 잔류전압을 제품 전면에 공시하게 돼 있다.

“즉 가장 우수한 성능을 갖춘 자사 제품이 타사 제품과 비교되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현재 UL 인증을 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어 향후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늘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주문은 밀려드는데, 생산 수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 이에 김 사장은 생산라인을 구축하는데 앞으로 주력할 방침이다. 올 해와 내년도 매출로 1차 생산라인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으며, 향후 생산라인을 더욱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사실 지금은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그동안 고생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연구만 몇 년 하다보니 수입이 뭐가 있나요. 한 번은 기업 연구소에서 연봉을 넉넉하게 줄테니 오라는 제의도 있었는데 아내가 그러더군요. 정말 제가 하는 연구에 확신이 있느냐고요. 그래서 저는 확신이 있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그럼 가족들 생계는 본인이 책임질테니 연구에만 매진하라고 하더군요.”

이런 가족의 믿음이 있옸기에 그래서 지금까지 버텨 왔다고 김 사장은 말한다. 그런데 연구개발 부분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김 사장은 앞으로도 연구개발에 대해서만큼은 그 때를 생각해서라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어쩌면 그의 확신과 의지, 그리고 가족의 사랑이 지금 세계 최고의 서지보호기를 만들어낸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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