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기업들에게 있어 힘든 시기이기도 하지만 2등 기업에게 있어서 1등을 따라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작지만 탄탄한 기업은 거대기업을 넘어설 절호의 기회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09년 글로벌 기업경영 8大 이슈' 리포트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이 올해 집중해야 할 포인트들을 짚었다.
리포트에 따르면 2009년 우리나라 기업은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관리와 함께 미래도약을 위한 숨 고르기와 체력 비축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위기의식을 기반으로 경영의 非효율, 중복, 낭비요소 등을 제거하고 품질·서비스 등 경영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글로벌 컨설팅사 ADL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업계 최고의 실적을 올린 기업들은 한 가지 핵심사업에 집중하고 소비시장을 다각화 하는 등 기본원칙을 철저히 지켰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
또 '생존'을 키워드로 비주력사업의 구조조정과 현금확보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비핵심사업의 매각과 처분을 통해 확보된 유동성을 핵심사업 분야에 집중함으로써 시장주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캐논은 1990년대말 장기불황과 글로벌경쟁 격화 등 악조건 속에서도 핵심역량으로 광학기술을 택하고 집중한 결과 업계 리더의 자리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업의 CEO는 불황 이후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잃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불황기는 기업순위의 부침이 심할 뿐 아니라 전략 구사에 따라서 2등 기업이 1등을 따라잡을 수도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불황에 따른 산업트렌드, 고객니즈 및 경쟁구조 변화 등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불황 이후를 대비할 수 있는 CEO의 선견지명이 요구된다.
세계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경기부양책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 관련 사업기회는 없는지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살필 필요가 있으며 재무역량을 갖춘 기업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도 적극 검토해봐야 한다.
특히 이 시기에는 불황을 기회로 활용하려는 후발주자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것에 유념해야 한다.
후나이전기(日)의 필립스 북미AV가전사업부문 인수, WiPro(印)의 씨티그룹 소프트웨어사업 인수, 창안자동차(中)의 볼보 인수 추진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CEO는 짧은 시야의 불황대응으로 미래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인재육성 등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과거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된 재무건전성, 브랜드 등 소프트경쟁력을 보유한 한국기업은 이번 불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글로벌기업들이 생존에만 급급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한국기업에게는 새로운 도약을 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삼성경제연은 강조한다.
이 기회에는 글로벌 불황의 충격을 사업변신의 기회로 활용하는 능동적, 전략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과거 IMF 외환위기 때는 한국기업들의 역량이 거의 바닥 수준이었던 탓에 수동적, 단기적인 구조조정만 할 수 있었으나 지난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각각 경영위기를 겪었던 노키아와 IBM이 경영위기를 사업변신의 기회로 승화시켜 성공을 거두었음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1865년 핀란드 '노키아' 마을의 제재소로 출발한 노키아는 제지, 제화, 전선 등의 다각화 기업으로 성장했으나 1980년대말 경영 악화로 CEO가 자살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1992년 요르마올릴라 회장 취임 후 기존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휴대폰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1998년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라섰다.
또 지난 1992년 49억 달러의 적자를 내며 위기에 봉착했던 IBM은 루 거스너 회장 영입 후 비핵심사업·자산 처분으로 첫해에만 65억달러 비용을 절감한 이후 IT서비스 기업으로 변신에 성공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