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5월 시험성적서 위조로 부적격 부품이 원전에 납품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는데, 이번에는 선박이나 화력발전소에 들어가는 부품에도 시험성적서 위조가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의 한 부품 제조업체.
선박이나 발전소, 해상플랜트 냉각계통에 들어가는 밸브 같은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고압과 고온 등 극한 환경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내구력이 뛰어나고 성분구성비율 기준을 지켜야 납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납품 과정에 시험성적서가 필요한데 공식 검증기관인 '한국선급'이 인증한 제조 업체만 시험성적서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는 중국산이나 저가 국산 주물 제품을 2차 가공해 납품하면서 마치 인증 업체 제품인 것처럼 시험성적서를 위조했습니다.
[인터뷰:이융희, 부산해양경찰서 외사계]
"검증 기관도 잘 모르죠, 성적서만 보고. 부품을 녹여 보지 않는 이상. 믿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성적서가 그만큼 중요한 겁니다. 이거 하나로 이 제품을 믿고 판매하는 거죠."
여러 정부 부처와 자치단체가 모범 업체로 선정해 지원까지 한 곳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인터뷰:정식 인증 업체 관계자]
"저희가 납품해야 하는 물건인데 다른 쪽에서 납품받아서 저희 손해는 10억에서 15억 원 정도 났어요. 위조한 업체 때문에."
시험성적서를 도용하기 위해 일부러 인증 업체에 취직하기까지 한 다른 업체 대표가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수사로 드러난 시험성적서 위조 부품은 17억 원 상당이지만 업계 전체로 보면 위조 부품이 더 많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조선소와 발전소 등에서는 아직 부적격 부품을 사용한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 한 곳은 신고리와 아랍에미리트 원전 납품 이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부품마저도 시험성적서가 위조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46살 이 모 씨 등 6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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