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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짝퉁도 아닙니다 정품은 더더욱,, 최고의 낙뢰보호 솔루션-한국서지연구소

이것은 짝퉁도 아닙니다 정품은 더더욱 아닙니다

‘피자허(Pizza Huh) 폴리스테이션(Polystation) 소니아(Sonia) 벅스스타(Bucksstar) 맥덕(McDuck)…’

이게 뭘까. ‘아하’ 느낌이 오는 독자분들이라면 상표에 민감한 성향이라고 봐도 좋다. 모두 짝퉁 천국 중국에서 떠도는 ‘모방품(copycat)’들이다. 피자헛을 흉내낸 ‘피자허’야 애교라 치고 벅스스타나 맥덕은 솔직히 너무했다는 생각까지 든다. 사실 이런 유사상표의 피해를 가장 많이 받는 곳이 스포츠 업계다. 총알을 탄 사나이 ‘우사인 볼트’로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는 퓨마(PUMA)는 도대체 의미를 알 수 없는 ‘프뮤아(PMUA)’ 브랜드가 등장해 골치를 앓고 있고 타이거 우즈 로저 페더러 등 초특급 스포츠 스타들을 보유한 나이키는 ‘하이키(HIKE)’로 팔리고 있다. 발음하기도 힘든 골프 스타 양용은의 ‘아디다스(adidas)’는 ‘다이아드스(daiads)’로 둔갑해 중국에서 팔린다니 기가 막히다.

진짜 K2를 아시나요

유사 상표는 정교하게 정품을 본딴 짝퉁과는 다르다. 짝퉁이 정품의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정품 행세를 하는 것이라면 유사상표는 정품 브랜드가 아닌 정품과 유사하게 만들어진 브랜드를 내세워 정품 행세를 하는 것을 말한다.

아웃도어 대표 토종 기업인 케이투코리아(K2). 유사 상표로 아예 홍역을 치르는 곳이다.

한때 ‘K2’ 유사상표 무효 소송에서 패소한 뒤 K2와 비슷한 유사상표로 시중에 나온 브랜드는 무려 50여곳. 이름도 상상을 초월한다. 대부분 가운데 ‘-’가 들어가고 뒤에 영문이 따라온다. ‘K-2 TEX’ ‘K-2 Matsin’ ‘K2 salama’ ‘K2 PINATUBO’ 이런 식이다.

본사 창고 대방출 명목으로 헐값에 제품이 쏟아지는 가 하면 가두상권에 대리점처럼 꾸며져 버젓이 팔리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히려 K2 정품이 어떤 것인지 골라내기가 골치 아플 정도.



유사 상표에 진땀을 빼고 결국 두손 두발 다 든 곳도 있다. 코오롱의 잭 니클라우스(Jack Niclaus) 브랜드다. 골프팬들 사이에는 제주 출신 골퍼 임지나가 입고 나와 익숙한 브랜드. 잭 니클라우스를 괴롭힌 것은 그 이름도 비슷한 잭 테일러(Jack Taylor)다. 곰을 내세운 것도 같다. 색깔도 노란 색으로 엇비슷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곰의 시선. 하나는 정면이고 하나는 측면을 본다. 작년 유사표장으로 보고 잭 니클라우스 측이 잭 테일러에 대해 상표권 등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결국 패소하고 만다. 재판부의 결정문 내용이 흥미롭다. 곰 도형과 ‘JACK’이라는 문자에 공통점이 있긴 하나 유사표장으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코오롱 스포츠 관계자는 “누가 봐도 유사 상표임이 틀림없고 원 브랜드가 피해를 입은 것도 확실한데 재판부의 판결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며 “현재는 어쩔 수 없이 문의해 오는 고객들에게 일일히 설명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쉰다.

물론 유사상표 업체들도 할 말이 있다. 자신들은 그냥 소신대로 브랜드를 만들고 영업을 할 뿐이라는 주장이다.

똑같은 ‘엑스골프’가 3개라고?



최근 스크린 골프 업계는 ‘엑스 골프’ 상호 다툼으로 포연이 자욱하다. 온라인 부킹사이트와 함께 쇼핑몰을 운영하는 엑스골프(xgolf.co.kr)까지 합하면 무려 3개의 엑스골프가 버젓이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

한 곳은 골프 나인틴(GOLF19)이라는 3차원 스크린 시스템을 내놓은 엑스골프. 또 한 곳은 알디텍의 엑스 골프다. 이러다 보니 시스템을 갖다 쓰는 골프방 사장들까지 헷갈릴 정도라는 것. 골프 나인틴 시스템을 쓰고 있는 골프방에서 짜증을 내며 AS를 접수했는데 알고 봤더니 알디텍에다 전화를 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골프 나인틴을 판매하는 엑스골프는 사이트 주소가 ‘Xgolfer.co.kr’로 부킹사이트·쇼핑몰을 운영하는 엑스골프와 홈페이지 주소까지 흡사하다.

이같은 문제 때문에 상표와 상호를 놓고 소송까지 진행되고 있다.

가장 느긋한 곳은 부킹사이트 엑스골프. 스크린골프의 엑스골프 두 곳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엑스골프에 대한 브랜드 인지도가 직간접적으로 올라가 꾸준히 홈페이지 방문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업체들의 이런 다툼 속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최근 골프 의류 브랜드 ‘Black & White’는 최근 G마켓, 옥션, 인터파크, 11번가 등에서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는 ‘짝퉁’과 유사 브랜드 제품에 대해 쇼핑몰 측에 판매중지 요청을 하는 한편 판매수량과 금액이 큰 2명의 판매자를 검찰에 고소하기까지 했다. 용품업체가 이렇게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블랙&화이트가 파악한 유사 상표 규모는 상상외로 컸다는 것. G마켓과 옥션을 통하여 판매된 제품만 1200여건이었다고 밝힌다.

블랙&화이트의 경우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90% 이상의 제품은 짝퉁이라고 설명한다. 당연히 환불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 해당 사이트가 폐쇄되거나 판매자가 종적을 감추는 일까지 있어 소비자들의 피해는 더 늘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 스포츠 브랜드들은 유사상표 탐색조를 자체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오픈마켓을 24시간 감시하며 짝퉁과 유사상표를 골라내는 게 이들의 임무다.

테일러메이드 관계자는 “이렇게 따로 팀을 두고 유사상표 사냥을 해도 너무 사례가 많아 물리적으로 단속에는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들 스스로 온라인 사이트에서 너무 값이 싼 제품이 나오면 걸러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익수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95호(09.09.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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