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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피뢰침이 뾰족해야 좋다는 점은 근거 없는 속설이다.

[과학이야기]번쩍번쩍 번개, 요건 몰랐지?

뾰족한 피뢰침 효과 떨어져 우리가 번개와 관련해 잘못 알고 있는 정보도 많다.
먼저 피뢰침이 뾰족해야 좋다는 점은 근거 없는 속설이다.
미국 뉴멕시코공대 찰스 무어 박사팀이 높이 3288m의 산정에서
뾰족한 피뢰침과 무딘 피뢰침을 각각 6m 간격으로 배열한 뒤 7년간 관측했다.
그러자 무딘 피뢰침 12개는 번개를 맞은 반면, 뾰족한 피뢰침은 하나도 번개를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2000년 지구물리 관련 국제학술지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에 실렸다.
기상청 낙뢰전문가 이종호 연구관은
“몸에 쇠붙이가 있으면 낙뢰를 맞을 위험이 크다는 점도 잘못 알고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체내를 통과할 전기의 일부가 피부의 쇠붙이로 흘러 오히려 쇼크사의 위험성을 줄이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의 한 여성이 등 뒤쪽에 쇠 지퍼가 달린 원피스를 입은 덕분에 낙뢰를 맞고도 살았다는 보고가 있다.


한편 번개가 치는 주변의 공기는 3만℃까지 가열된다.
이는 태양의 표면 온도보다 5배나 높은 수치다.
가열된 공기는 ‘번개의 단짝’인 천둥이 생기는 원인이 된다.
이 공기가 급격히 팽창해 주변 공기를 순간적으로 압축하고
압축된 공기는 원래대로 돌아가면서 강력한 진동을 일으킨다.
이 진동 에너지가 소리로 바뀐 현상이 바로 천둥이다.


낙뢰가 한곳에 두 번 칠 수 없다는 점도 잘못된 속설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5분간 15번의 낙뢰를 맞은 적이 있다.
이충환〈동아사이언스 기자〉 cosm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