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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기사

전기와의 ''D-WAR'',,산업현장도 전기 비상

전기와의 'D-WAR'
한전 정전복구팀 비상시즌…매주 부분 정전 모의훈련
▲ 무더위로 인한 전기사용 급증으로 한국전력은 100일 비상체제에 돌입, 어느 때보다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한전 직원들이 전력흐름도를 보면서 전기 사용량을 체크하고 있다. 기업들도 '전기사정에 따라 매출이 결정된다'고 할 정도로 전기 다스리는 법에 신경쓰고 있다. 정우용기자 vin@msnet.co.kr
비가 오락가락하지만 한낮 무더위의 위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계는 요즘 안절부절이다. 최근 삼성전자 기흥공장 정전 사태에서 보듯 해마다 여름철이면 산업현장 사람들은 '전기 때문에' 마음을 졸이고 있다. 냉방기 이용 급증으로 인해 전력 사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다 벼락 등 예기치못한 자연재해도 많아 막대한 생산손실로 이어지는 '정전사고'에 대한 불안이 커지는 것.

전력공급책임을 맡은 한국전력은 물론, 산업현장 사람들도 '전기를 잘 다스려야 한 해 수확량이 결정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낮엔 손에 땀이 납니다

6일 오후 한국전력 대구사업본부 계통운영센터. 전력계통도가 양쪽 벽면을 가득 메운 가운데 모니터에는 전력공급현황이 깜빡이고 있었다. 오후 2시가 다 되어가자 대구시내 전력사용량이 5천280MW에서 5천300MW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뛰어오른다.

컴퓨터 모니터를 지켜보던 이 곳 김성호 과장의 눈동자가 빨라진다.

“한여름철에는 요즘처럼 궂은 날씨가 오더라도 워낙 기온이 높기 때문에 오후 1시~3시가 되면 어김없이 전력사용량이 최고조에 오르는 것이 보통이죠.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김 과장은 점심먹기가 무서울만큼 식사시간 이후의 긴장도가 크다고 했다.

'한낮 위기'를 넘기면 끝이라고? 본격적인 열대야가 시작되면서 밤에도 과부하 사고에 대한 걱정을 떨칠 수 없다.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냉방기 수요가 워낙 많아 밤에도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

전력사용량을 총괄하는 이 센터 사람들은 식사시간에도 밖에 나가지 못한다. 배달시킨 밥을 먹으며 항상 모니터를 지켜봐야한다.

전력사고 복구를 맡는 배전운영실도 긴장감이 크기는 마찬가지.

이 곳 김영수 실장은 “대형 정전사고가 발생하면 사무실에 있는 6대의 전화기가 동시에 울어대 정신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 대구 동구 신천주공아파트 지하 변압기에 과부하가 발생했을 때는 아찔했습니다. 한전 직원들은 여름이 가장 바빠 휴가를 엄두도 못냅니다." (이석동 전략경영실 과장)

◆산업현장도 전기 비상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 사고를 보면서 기업들은 또다시 마음을 졸이고 있다. 공장관리에서 세계 1위라고 자부하는 삼성전자에서조차 전기사고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다른 기업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

실제로 대기업에서 최근 전기사고가 잦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정전때문에 5시간 가량 생산차질을 빚었다. GS칼텍스도 지난해 4월과 5월 두차례 정전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다.

현대차의 경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사내 인트라넷에 재해예방관리시스템을 운영, 각종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대차는 태풍, 강풍, 호우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시점부터 재해대책본부를 구성, 각종 상황을 총지휘하며 준비, 경계, 비상, 복구 등 4단계로 비상사태에 대응한다는 매뉴얼을 운용하고 있다. 특히 자연재해로 정전 사태가 발생하면 전산 부문은 자가발전기를 통해 전원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으며, 대규모 정전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될 경우에는 즉각 복구 시스템을 운영토록 하고 있다.

LG필립스LCD도 외부 전력 공급중단시 자가 비상발전과 무정전 전원장치(UPS) 시스템 등을 통한 자체 전력 공급으로 생산라인 차질을 최소화하도록 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생산라인별로 전기, 설비, 안전 등 관련 부서의 수시 모의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공장 정전에 대비한 대응 모의 훈련은 연간 1회, 부분 정전 등 여러 비상상황에 대응한 모의 훈련은 매주 하고 있을 정도다.

여름이면 손님들의 발길이 폭증하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전기'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다.

동아백화점은 전기팀 6명과 설비팀 6명 등 모두 12명이 항상 비상 대기 중이다. 권혁대 시설관리팀 팀장은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 비상 체제에 나서 수시로 순찰을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은 빙축열 전기시스템을 사용, 전기 사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 밤에 얼음을 얼려 낮에 냉방을 돌리기 때문에 봄철에 비해 2% 정도만 전기량이 늘었다는 것. 하지만 권 팀장은 “오후엔 평소보다 부하가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자체발전기도 정전 시 곧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매달 시운전을 하고 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신선식품과 냉장·냉동식품을 전담 취급하는 경남 함안 물류센터뿐 아니라 각 점포별로도 자가발전 시스템을 마련해놓고 있다. 함안 물류센터는 정전시 8초 내에 자체 발전기가 작동되고 40초 안에 전력 공급이 재개되도록 지어졌다. 최대 54시간동안 외부전력 공급없이 물류센터를 가동할 수있다는 게 홈플러스측 설명.

점포별로도 정전이나 재해 등으로 외부 전력공급이 중단되면 곧바로 자체발전시스템을 통해 전력을 생산, 길게는 12시간 가량 냉장ㆍ냉동설비의 100%, 점포내 조명시설의 50%를 가동할 수 있다.

이마트는 대구권 점포에 정전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 9명의 비상조치반을 운영하고 있다. 김석락 이마트 만촌점 기술팀장은 “최근 봄철과 비교해 전기 사용이 10% 정도 늘었다.”며 “사고 발생시 1, 2시간 이내 복구할 수 있게끔 팀을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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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08월 0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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