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대] 벼락 [중앙일보]
벼락 또는 낙뢰(落雷)는 그 섬뜩한 광경과 엄청난 위력 때문에 큰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죄 지은 사람에게 떨어진 벼락은 천벌이지만 죄 없이 맞는 벼락은 날벼락이다. 벼락은 오랜 기상현상임에도 그에 대한 과학적 규명은 근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11세기 중국 송(宋)대에 벼락이 일종의 전기적 현상이라는 기록이 있지만, 이를 실험으로 입증한 것은 그로부터 700년이 지난 후였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1752년 연(鳶)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벼락이 구름에 모인 정전기가 지면으로 방전되는 현상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벼락은 최고 수십만 암페어에 이르는 위력으로 초속 45㎞로 이동할 수 있으며 온도도 태양표면 온도의 다섯 배인 섭씨 3000도에 이른다. 이 때문에 큰 벼락이 떨어지면 적지 않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볼 수 있다. 벼락이 많이 떨어지는 곳은 기후와 지형이 폭우를 일으키는 적란운을 만들어 내기 쉬운 곳들이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올랜도와 세인트 피터스버그 사이의 지역은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는 날이 연평균 120일에 달해 ‘번개 통로’라고 불린다. 높은 건물은 피뢰침을 세워 낙뢰 피해를 예방하지만 아무래도 벼락을 맞을 확률이 높다.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매년 평균 23회 벼락을 맞는데, 한 번은 24분 동안 8번이나 떨어진 적도 있다고 한다. 기상청이 발간한 ‘낙뢰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낙뢰는 모두 130만6581회로 월별로는 8월에, 지역별로는 충남 동북부 지방에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며칠째 게릴라성 폭우가 계속되면서 낙뢰 횟수가 예년보다 크게 늘었다. 북한산 용혈봉 벼락 사고로 4명이 숨진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14만 회의 벼락이 떨어진 데 이어 주말인 4일에도 7만 번의 낙뢰가 있었다. 폭우가 내리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대비만 충분히 하면 벼락 피해는 막을 수 있다. 김종수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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