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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예보 왜 자꾸 틀리나 했더니… 자동관측장비 툭하면 고장

기상예보 왜 자꾸 틀리나 했더니… 자동관측장비 툭하면 고장

국민일보 |

잘못된 일기예보로 곤욕을 치렀던 기상청의 자동기상관측장비 장애건수가 지난 3년간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예보의 기초 자료를 수집하는 이 장비가 고장 나면 정확한 예보를 할 수 없다.

기상청이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에게 6일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자동기상관측장비 544대는 2008년 208회, 2009년에 304회 장애를 일으켰고 2010년에는 8월까지만 336회 장애발생 건수를 기록했다. 전남 진도군 죽도에 설치된 장비는 2009년에 고장 난 상태로 385분 동안 자료를 아예 전송하지 않기도 했다. 자료를 유선으로 전송하기 때문에 낙뢰에 의한 과부하가 장애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상청은 지난해 5월 11일 오전 인천 전역에 호우주의보를 내린 데 이어 인천 강화군에 호우경보를 발효했다. 강화군 불은면에 설치된 자동기상관측장비가 강수량 135.5㎜를 측정해 전송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특보는 정오 전에 해제됐다. 불은면에 실제 내린 비는 시간당 5㎜ 안팎에 불과했다. 당시 기상청은 자동기상관측장비가 낙뢰로 인해 장애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는 풍속과 풍향, 온도와 습도 등의 자료를 1분 단위로 측정해 실시간 전송하는 장치다. 이 장비가 잦은 장애를 일으키면 올해 말까지 설치 예정인 기상청의 슈퍼컴퓨터 3호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셈이다.

조 의원은 “유선 전송 대신 유휴시설이 된 2G(세대) 이동통신 무선망 활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