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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 23~24일 기습폭우‥6명 사망.실종(종합)

대전.충남 23~24일 기습폭우‥6명 사망.실종(종합)


폭우가 남긴 흔적 (부여=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뼈대만 흉물스럽게 남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 김 모(85)씨 집 모습. 폭우로 인접한 백제cc 골프장의 저류지가 붕괴돼 토사가 이 가옥을 덮쳐 김씨 등 3명이 실종됐다. 2010. 7. 24 <<지방기사 참고>> jung@yna.co.kr

이재민 발생-농경지 침수-낙뢰화재 피해속출

(서산.홍성.부여=연합뉴스) 이은중 유의주 윤석이 기자 = 대전.충남지역에 23과 24일 새벽사이에 쏟아져 내린 폭우로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되는가 하면 하천 범람으로 인한 주택가 침수와 옹벽붕괴, 낙뢰화재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했다.

◇인명 피해 = 24일 오전 0시30분께 부여군 은산면 나령1리 김희태(85), 김종철(76)씨의 집 등 2채가 집중호우로 유실, 붕괴되면서 김희태씨 부부와 김종철씨 등 3명이 실종됐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가 긴급 출동, 굴착기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실종자들은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전날 오후 6시께는 예산군 고덕면 구만3리 삽교천에서 신모(76)씨가 물에 빠져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은 숨진 신씨가 자신의 논에 부유물을 제거하려고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불어난 물에 휩쓸린 것으로 보고있다.

같은 날 오후 4시께 서산시 고북면 장요리에서는 "논에 물고를 보러 간다"며 집을 나섰던 주민 김장현(73)씨가 폭 2~3m의 배수로에 휩쓸려 실종됐다.

오후 12시30분께도 홍성군 갈산면 동성리에서 배수로 정비작업을 하던 송영옥(78)씨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소방당국 및 경찰 관계자는 "농지 주변 수로가 그리 크지 않지만, 물살이 세고 깊어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밤사이 중단됐던 수색작업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주택.농경지 침수 및 고립 = 24일 새벽 2시께 홍성군 장곡면 옥계리 반계장터에서 인근 하천이 범람, 이 일대 10가구가 침수되면서 주민 13명이 고립돼 긴급 출동한 119 구조대 등에 구조됐다.

이재민들은 큰 부상없이 고지대에 있는 마을회관에서 임시로 머물고 있다.

태안군 남면 몽산포해수욕장에서는 이날 새벽 3시께 국지성 호우로 해수욕장 인근 야영장이 물에 잠겨 서울 모초등학교 걸스카우트 단원 380여명과 인솔교사 20명이 고립됐다가 40여분만에 구조됐다.

앞서 전날 오전 10시부터 4시간 가량 서산시 동부시장 내 점포와 주택 등 30여 곳이 침수됐다.

서산시 관계자는 "이들 주택은 오후들면서 대부분 물이 빠져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안지역에도 집중호우로 같은 날 오전 한때 원북면 이곡리 등 바닷가 농경지 일부가 침수됐으나 1시간여 만에 물이 빠졌다.

예산군 신암면 용궁리에서는 주민 서모씨의 비닐하우스 120㏊ 등 비닐하우스 310.2㏊가 침수됐고, 예산읍 창소리 하모씨의 주택 등 가옥 4채가 한때 물에 잠겼다.

서천군에도 집중호우로 장항읍 인근 65가구와 농경지 520㏊가 한때 침수 피해를 입었다.

충남도는 23일 오후 7시 현재 주택 25가구와 농경지 201.7㏊가 침수되고, 옹벽 30m가 무너지는 한편 45개 상가가 침수된 것으로 집계했다.

폭우가 남긴 흔적 (부여=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뼈대만 흉물스럽게 남은 충남 부여군 은산면 나령리 김 모(85)씨 집 모습. 폭우로 인접한 백제cc 골프장의 저류지가 붕괴돼 토사가 이 가옥을 덮쳐 김씨 등 3명이 실종됐다. 2010. 7. 24 <<지방기사 참고>> jung@yna.co.kr

하지만 밤사이 큰 비가 더내려 추가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피해 규모는 크게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낙뢰 피해 = 23일 오전 10시께 서산시 음암면 상홍리 정모(62)씨 집에서 낙뢰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 집이 반소되는 등 서산.태안지역에서 이날 하루 동안 낙뢰로 인한 화재 10여건이 발생했다.

또 서산시 대산읍 내에서도 집중호우와 함께 낙뢰가 잇따르면서 전력공급이 중단돼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 등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일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같은 날 오전 9시30분께 공장 가동이 중단됐던 대산석유화학단지 내 삼성토탈과 현대오일뱅크는 사고 직후 비상발전기를 활용해 중앙제어시스템 등 주요 설비를 긴급 복구했다.

전력 공급은 사고 후 1시간여 만인 오전 10시40분께부터 재개됐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시스템 복구작업을 거쳐 오후 10시께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할 예정이다.

그러나 삼성토탈은 전기복구에 따른 생산라인 정상화에 2일가량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오는 26일께야 공장이 정상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23일 낮 12시50분께는 천안기상대가 낙뢰를 맞아 통신부분 등 일부 기능이 마비되기도 했다.

기상대 관계자는 "낙뢰가 워낙 강하다 보니 장애가 발생했는데, 오후 9시께 복구했다"며 "관측자료가 잘못된 부분은 없고 단지 통신 쪽만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토사유출 및 옹벽붕괴 = 23일 서산시 운산면 서해안고속도로 서산나들목 부근 국도 32호선 사면이 유실되면서 1차로 10여m에 토사가 쌓여 일대가 큰 혼잡을 빚었다.

서산시는 도로과 직원들과 중장비를 투입해 응급 복구작업을 벌여 1시간여 만에 토사를 모두 제거했다.

또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 메디케이요양원 인근 파티클로지 공장 옹벽 30m가량이 붕괴되면서 메디케이요양원 원생 31명이 인근 영인면 소재 시민요양원으로 긴급 대피했다.

아산시는 옹벽 붕괴지역의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비닐을 덮는 등 응급조치를 한 뒤 비가 그치면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

이밖에 서해안의 섬 지역을 운항하는 여객선은 23일 오후 2시 대천항을 출발해 외연도로 향하던 1척만 운항이 중단되고 나머지 5개 노선은 모두 정상 운항됐다.

◇기상 상황 = 충남지역 곳곳에 내려졌던 호우경보 등 호우특보는 24일 오전 6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충남지역에는 전날부터 서천, 부여, 청양, 보령, 태안, 당진 등 지역에 호우경보, 호우주의보 등이 내려졌었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호우특보는 해제됐지만 충남 북부지방은 여전히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천둥, 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지역도 내일까지 10∼50㎜안팎의 비가 예상돼 비피해가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대전.충남지역은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서천 326.5㎜를 비롯해 보령 269.5㎜, 태안 219.0㎜, 서산 173.0㎜, 부여 105.0㎜, 대전 39.0㎜ 등 많은 비가 내렸다.

seoky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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