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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눈폭탄` 원인은?…기상청 예보능력 도마

수도권 '눈폭탄' 원인은?…기상청 예보능력 도마

2010년 01월 04일 (월) 13:58 뉴시스

【서울=뉴시스】배민욱 기자 = 4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많은 폭설이 쏟아졌다.

이날 낮 12시까지 서울에 내린 눈의 양은 25.4㎝로 관측됐다. 이는 1969년 1월28일에 내린 25.6㎝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일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린 것이다.

특히 이번 눈은 서울·경기도와 강원도에 집중돼 같은 시간 10~20㎝의 분포를 보인 반면 경기도와 인접한 서산 3.6㎝, 청주 6.7㎝, 천안 11.5㎝ 등 지역편차가 크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번 폭설의 원인은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접근하면서 서울과 인천, 경기도 일부 지방에 눈구름이 크게 발달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10도 안팎의 한파를 가져온 상층 5㎞의 -30도 안팎의 찬 공기가 머무르고 있는 상태였다.

이 기간 중 중국 중부내륙에서 접근하는 저기압이 서해상을 지나면서 따뜻하고 매우 많은 습한 공기를 공급받아 서울·경기도지방에서 충돌하면서 큰 눈구름대가 형성됐다.

또 대륙의 찬 공기가 저기압 후면으로 강하게 유입되면서 저기압 중심의 북쪽에서 눈구름을 크게 발달시키면서 폭설이 내렸다.

눈이 쏟아지는 지역은 눈구름을 만드는 따뜻한 수증기와 찬 공기의 경계면이 어디에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기상청 관계자는 "앞으로 저기압이 동진하면서 서울·경기도 등 서쪽지방은 점차 약해지겠으나 강원도, 충청북도, 경상도 등 동쪽지방은 많은 눈이 오겠다"고 내다봤다.

이어 "오늘 밤부터는 상층(5㎞)이 -40도 안팎인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을 받겠다"며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의 영향으로 충남서해안과 전라남북도서해안에서는 7일까지 많은 눈이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수도권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많은 폭설이 쏟아지면서 기상청의 예보능력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기상청은 3일 오후 예보를 통해 4일 강원 산지에 5~20㎝, 서울, 경기, 충남북, 강원(산지 제외), 경북 북부에 적게는 2~7㎝, 많은 곳은 10㎝ 이상 눈이 내리겠다고 전망했다. 실제로는 이날 낮 12까지 서울 25.4㎝ 등 수도권 대도시를 중심 20㎝ 안팎의 눈이 내렸다.

기상청의 예보가 '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관심이 집중되는 대도시 지역의 예보가 벗어남에 따라 기상청의 예보 능력이 또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